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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나를 '선플 전도사'로 만든 '선플' 한마디
관리자
2013.08.24 18:26:03 · 조회:8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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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편지] 나를 '선플 전도사'로 만든 '선플' 한마디

  • 민병철 선플운동본부 이사장·건국대 교수

  • 입력 : 2013.08.23 03:07

    
	민병철 선플운동본부 이사장·건국대 교수
    민병철 선플운동본부 이사장·건국대 교수
    2007년 1월 한 여가수가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보도를 통해 사건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던 나는 내 수업을 듣던 대학생 570명에게 "악플로 고통받는 유명인 10명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찾아서 격려와 용기를 주는 선플을 달아주고 그 결과물을 제출하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이로 인해 순식간에 5700개의 아름다운 선플이 달리게 되었다. 당시 그 대학을 출입하던 조선일보 박수찬 기자는 내게 "좋은 일이네요"라며 그 내용을 지면에 소개했다. 그 후 각 신문에는 "이 시대에 선플운동이 필요하다"는 논지의 사설이 실렸다. 내게 박 기자의 '선플' 한마디는 나를 선플 전도사로 만든 계기였던 셈이다.

    이듬해인 2008년 25개 학교의 교사들과 함께 시작한 '청소년 선플누리단'은 이후 전국으로 번져나가 현재 1400여 학교에서 교사의 지도하에 선플누리단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이 선플운동본부(sunfull.or.kr)에 올린 선플만도 455만개를 넘어서고 있다.

    참여 학생들에게도 놀라운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해 울산교육청 차원에서 선플 달기 캠페인을 전개한 이후 학교 폭력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그중에도 특히 신체 폭행 발생 건수는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경찰서와 공동으로 1408명의 학생 대상 설문 결과에서도 50% 이상이 선플 달기가 언어 순화에 도움이 되었고, 선플 달기 경험 횟수가 많을수록 학교 폭력 예방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해 그 효과가 확인되었다. 인터넷 사회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 '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여덟 살 윤후군의 안티카페가 개설되어 검색어 상위에 올라오자, 선플러들은 그 검색어를 내리기 위해 '윤후천사, 윤후사랑해'라는 카페를 만들고 결국 안티카페 개설자의 사과와 자진 폐쇄를 이끌어 냈다.

    처음 선플운동을 시작할 때는 전국적인 국민운동 같은 거창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좋은 일 한다"는 한마디야말로 지금껏 내가 선플운동을 계속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한국에서 오래 근무하다 돌아가는 한 외국 기업인의 말이다. "한국 사람들이 서로 발목만 잡지 않으면, 훨씬 빨리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겁니다." 매년 사회 갈등으로 낭비되는 비용이 1년 국가 예산 300조원과 맞먹는 시대. 계층·세대·지역·정파 등 갈라진 마음들을 아우르는 선플 한마디가 우리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서로 비아냥 대신 "잘하고 계십니다!(Good job!)"라고 다들 외쳐보자. 대한민국에 칭찬과 격려의 날개를 달아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