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멤버 태연은 자신을 향한 악플을 두고 마음을 비운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욕할 사람들은 어차피 다 욕을 한다”는 내용의 글을 7일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같은 날 가수 KCM은 자신의 유튜브에 달린 “예능에 나오지 좀 마라. 방송 나오는 순간부터 짜증난다”는 악플에 직접 “미안합니다”라고 대댓글을 달았다.
이처럼 연예인에게 ‘악플’(악성 댓글)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존재다. 그간 꾸준히 ‘선플 운동’을 주도해온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중앙대 석좌교수)이 ‘선플 백신’을 강조했다.
민병철 이사장은 지난 1일 ‘제12회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ALC)에서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사이버 폭력 대응 백신-선플 운동’이라는 주제로 화상 강연을 진행하면서 “사이버폭력 사건을 방치한다면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하는 사이버폭력 바이러스가 확산돼 앞으로도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을 수 있다”며 “‘선플 백신’으로 악플과 사이버 폭력을 예방하자”라고 강조했다.
최근 사이버상에서 누리꾼간의 대립은 극악으로 치달은 상황이다. 남녀간의 논쟁과 세대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각 성향을 지닌 커뮤니티 사이에서 서로를 비방하고 혐오하는 ‘악플’의 시대에 돌입한 인상이다.
특히 연예인들은 이러한 ‘악플’에 가장 쉽게 노출되는 이들이다. 연예인들에 대한 악플은 다른 유명인이나 정치인이 비례해 강도가 훨씬 높다. 고 설리와 고 구하라가 연이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사건은 연예인들을 향한 악플에 대한 경종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포털 3사 네이버·다음·네이트 등은 연예면 기사의 댓글을 지난해 7월 폐지했다. 네이버 측은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공간에서 연예인에 대한 인격 침해 댓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현재의 기술적 노력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댓글 폐지 사유를 밝혔다.
민병철 이사장과 선플재단은 이런 폐단에도 초점을 맞췄다. 연예인들이 악플에 대응하기 위해 무료로 법률상담을 시작한 것이 그 사례다.
100명의 공익봉사 변호사들이 선플SNS인권위원회는 악플 피해자들의 온라인상의 명예훼손, 모욕, 허위사실 유포 등에 실질적으로 대처하는 무료 온라인 법률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역시 악플에 시달려온 방송인 사유리가 홍보대사로 나서기도 했다.
민병철 이사장은 “악플을 받은 사람들은 스스로 생명을 버릴 정도로 악플은 치명적인 범죄”라며 “다만 악플러들은 죄책감 없이 장난삼아 너무나도 쉽게 키보드로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누리꾼들의 ‘인식개선’을 강조했다.
민병철 이사장이 ‘선플운동’이라는 단어를 만들고 선플재단을 만들게 된 계기도 2007년 1월 지속적으로 악플에 시달려온 고 유니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 배경이 됐다.
민병철 이사장은 “유니의 자살사건 직후 제가 가르치던 대학생들에게 악플로 고통받는 유명인들에 대한 선플 달기 과제를 내주었다”며 “당시에는 대부분 악플에 대한 죄의식 같은 것이 없던 시기였는데 ‘선플달기’ 과제에 참여 이후 학생들 뿐만 아니라 저 역시 악플의 심각성과 선플의 순기능을 목격하게 됐다”고 했다.